세종병원, 카자흐스탄 심장병어린이에 새 희망 선물한다

입력 2016-08-10 10:07

“만수르에게 새 생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선천성심장병으로 생명이 위험했던 아기 만수르가 한국심장재단이 후원하는세종병원의 무료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세종병원은 최근 세종유라사이의 첫번째 의료나눔대상자로 선정된 생후 17개월 만수르 아기의 개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새 생명을 안겨줬다고 10일 밝혔다(사진).

만수르는 수술 1주일 만인 2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빠르게 회복했다. 세종병원 측은 마지막 엑스레이 및 초음파 검사에서도 만수르의 새 심장에 이상이 없음 확인하고 지난 3일 퇴원 및 출국을 허락했다.

만수르의 아버지 카림잔 다니에르(41)씨는 아내 사울래(36)씨의 출산을 앞두고 무척 들떠 있었다. 아이 이름을 만수르라고 지어놓고 출산하면 같이 할 것들도 정해놓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만수르는 손발이 차갑고 숨을 쉬는 모습이 보통 아이와 달랐다. 출생 직후 심장초음파 검사결과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만수르의 아버지 다니에르씨의 한달 수입은 한화 기준 약 30만 원. 이것이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이었기 때문에 만수르의 심장수술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니에르씨 부부는 TV를 보다가 세종병원이 카자흐스탄에 설립한 의료기관 세종유라시아에서 개원기념 무료심장수술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다니에르씨는 즉각 세종유라시아를 방문, 때마침 의료지원단의 일원으로 현지를 방문한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윤 과장을 만났다. 이 과장은 이날 그의 진료를 받은 60여 명의 카자흐스탄 어린이 환자들 가운데 만수르를 세종유라시아 의료나눔사업의 첫 수혜자로 선정, 한국행을 도왔다.

만수르 가족은 지난 달 27일 내한, 세종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이어 무료개심수술을 받기까지 모든 일정이 빠르게 진행됐다.

만수르의 최종 진단명은 심방중격결손증. 선천성 심장기형의 일종으로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의 중간 벽이 막히지 않아 구멍이 나있는 상태다. 만수르는 여기에다 경도의 폐동맥 판막 협착증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자칫 수술 시기를 놓쳤더라면 폐렴이나 심내막염이 발생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폐부전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결국 심폐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처지였다.

만수르의 개심수술을 집도한 세종병원 흉부외과 조성규 과장은 “심방중격결손증을 자가 심낭으로 막아주고,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서 우심실 내 폐동맥 판막 협착증 유발 우려가 있는 근육들을 제거해줬다”고 말했다.

만수르의 어머니 사울래 씨는 “앞으로 만수르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고, 나중에 커서 심장병 환자를 도울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만수르는 귀국 후에도 현지 법인인 세종유라시아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후관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카자흐스탄 및 중앙아시아의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이 건강을 회복,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병원은 1982년 개원 이후부터 국내 선천성 어린이 1만2000여 명, 해외 선천성 심장병어린이 1400여 명을 무료로 수술해주는 등 나눔의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