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사법부에 ‘계엄령’ 초강수… ‘마약 판사’ 명단공개 갈등

입력 2016-08-10 09:04 수정 2016-08-10 10:25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1일 마닐라에서 여성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사진을 찍고 있다. AP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라는 초강수를 내놓으며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 남부 섬 민다나오에서 연설을 하며 “사법부가 막고 나선다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가 마약 거래에 관여한 법관의 이름을 공개한다고 밝힌 뒤 사법부가 제동을 걸자 반격을 한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사람들이 계속 죽고 있다”며 “약물중독 때문에 수많은 여성과 아동이 성폭행을 당하고 남성이 죽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마리아 로데스 세레노 수석재판관은 법원만이 판사를 감시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레노 재판관은 판사의 명단을 공개하기 전에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사법부 판사뿐 아니라 시장과 국회의원의 이름도 오는 14일  공개할 것”이라며 “인권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