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펜싱 대표팀의 ‘막내’ 박상영(21·한국체대)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헝가리의 백전노장 제자 임레(42·3위)를 15-14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초반 박상영은 임레의 노련한 운영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다 1피리어드를 6-8로 마쳤다. 2피리어드에서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9-9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내 4점을 연이어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임레는 허리 공격으로 10-14를 만들었다. 한 점만 더 내주면 패배하는 상황에서 박상영은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왼쪽 어깨 뒷부분과 허리, 하체 등을 연속 공격하며 13-14까지 따라붙었다. 경기 종료 1분41초 전 동점을 만든 박상영은 임레의 왼쪽 어깨를 찔러 금메달이 확정지었다. 박상영은 피스트(펜싱 경기장) 위에서 포효했다.
사실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21위 박상영은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랭킹은 중요하지 않았다. 32강에서 파벨 수코브(28·러시아·19위)를 15-11로 무찔렀고, 16강에서 32강에서 정진선(32·화성시청)을 꺽은 엔리코 가로조(27·이탈리아·2위)를 15-12로 물리쳤다.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8강에서 맥스 하인저(29·스위스·10위)를 15-4, 준결승에서 벤자민 스테펜(스위스·34·13위)를 15-9로 꺾었다.
박상영은 2000 시드니올림픽 플뢰레의 김영호, 2012 런던올림픽 사브르의 김지연에 이어 한국 펜싱 개인전 역사상 세 번째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 펜싱은 런던올림픽(금 2, 은 1, 동 3)의 영광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상영은 “생각도 못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즐기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