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금메달 박상영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즐기려고 했다"

입력 2016-08-10 07:34 수정 2016-08-10 07:44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자 펜싱 대표팀의 ‘막내’ 박상영(21·한국체대)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헝가리의 백전노장 제자 임레(42·3위)를 15-14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초반 박상영은 임레의 노련한 운영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다 1피리어드를 6-8로 마쳤다. 2피리어드에서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9-9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내 4점을 연이어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임레는 허리 공격으로 10-14를 만들었다. 한 점만 더 내주면 패배하는 상황에서 박상영은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왼쪽 어깨 뒷부분과 허리, 하체 등을 연속 공격하며 13-14까지 따라붙었다. 경기 종료 1분41초 전 동점을 만든 박상영은 임레의 왼쪽 어깨를 찔러 금메달이 확정지었다. 박상영은 피스트(펜싱 경기장) 위에서 포효했다.
 사실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21위 박상영은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랭킹은 중요하지 않았다. 32강에서 파벨 수코브(28·러시아·19위)를 15-11로 무찔렀고, 16강에서 32강에서 정진선(32·화성시청)을 꺽은 엔리코 가로조(27·이탈리아·2위)를 15-12로 물리쳤다.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8강에서 맥스 하인저(29·스위스·10위)를 15-4, 준결승에서 벤자민 스테펜(스위스·34·13위)를 15-9로 꺾었다.
 박상영은 2000 시드니올림픽 플뢰레의 김영호, 2012 런던올림픽 사브르의 김지연에 이어 한국 펜싱 개인전 역사상 세 번째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 펜싱은 런던올림픽(금 2, 은 1, 동 3)의 영광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상영은 “생각도 못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즐기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