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반도는 세계의 화약고라 불린다. 유고슬라비아로 통일되어 평화롭게 살던 곳이었으나, 지도자 티토(Josip Broz Tito) 대통령이 죽고 난 후 같은 민족끼리 내전을 벌임으로써 소위 ‘인종 청소’라 불리는 대학살이 일어난 지역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세르비아의 군대는 보스니아를 공격해 무슬림들을 무참히 살육했고, 이는 세계적인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제1차 세계 대전도 보스니아를 방문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 사건으로 인해 촉발됐고,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 속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 세르비아의 ‘검은 손’이라는 암살단이 황태자 부부를 사살함으로써 제1차 세계 대전의 도화선이 됐다.
이들은 같은 슬라브족이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민족끼리 서로 죽이는 일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다. 사상과 종교가 인간을 이토록 잔인하게 만들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1950년에 일어난 6.25 한국전쟁은 표현이 다를 뿐이지 발칸 반도의 내전과 매우 비슷하다.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민족끼리 탱크를 앞세워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낸 것은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비극이다. 당시 우리 국민은 공산주의가 무언지 잘 몰랐다. 당연히 민주주의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던 때다. 그저 이웃끼리 평화롭게 서로 도우면서 잘 살고 싶었다. 그러나 동족상잔의 역사는 비극으로 끝이 났다.
최근 들어 그 민족의 염원이 또 다시 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북한은 또 원자탄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고 있으며, 틈만 나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 편을 들고 있고, 미국은 한국을 미사일로 방어하기 위해 사드(THAAD)를 들여오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에 반대하는 남쪽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6·25 한국전쟁 때와 비슷한 국제 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방어를 위한 사드 배치에 적극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일리는 있다.
한쪽에서는 “왜 하필 우리냐”, “성주 참외 팔기가 힘들다” 하는 이야기, 또 한쪽에서는 “참외가 우리 5천만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한가”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양쪽 의견 모두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이 우리 마음속에 숨어 있는 이기주의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애국심도 배려도 부족해 보이는 이 때. 목사님까지 반대하는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서, 혹시 교회 교인들의 출석을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하나님은 과연 어떻게 판단하고 계실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볼 때다. 하나님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우리 민족을 통해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전쟁이 없는 한국’을 원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힘의 균형만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발칸 반도를 보며 깊이 느낀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애국가 가사를 떠올리며 하나님께 다시 한 번 우리나라의 안보를 기도드린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칼럼]발칸 반도의 내전과 종교
입력 2016-08-08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