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르는 요즘, 길을 걷다가 한 점 그늘을 만나다면 어떨까요?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잠시나마 막을 수 있게 돼 무척 고마울 겁니다.
8일 더위에 지친 네티즌들을 미소 짓게 하는 사진 한 장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필명 ‘VEL**’인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이날 오후 2시쯤 올린 사진인데요. 무릎을 탁하고 치게끔 만드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정자1동주민센터 앞 횡단보도를 찍었는데요. 단합대회 등 행사장에서나 볼 법한 천막이 서 있습니다. 생뚱맞다고 볼 수 있지만 천막 지붕에 붙어있는 문구를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태양이 싫어, 정자1동 그늘 쉼터’, 말 그대로 가로수가 없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시민들을 위해 정자1동주민센터가 세운 그늘막입니다. 사거리 신호대기 장소마다 설치했다는데요.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이런 행정 너무 좋아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정자1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그늘 천막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지난 4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정자1동 한낮 최고기온은 오후 2시 34도를 기록했습니다.
정자1동주민센터의 특이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청사로 쓰고 있는 건물에도 비밀이 있는데요. 주민들의 혈세를 아끼기 위해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을 고쳐 센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감동시키는 행정과 복지,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