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했던 선수랑 인사할 시간 없다!" 박태환, 쑨양 저격한 맥호튼!

입력 2016-08-08 00:13 수정 2016-08-08 09:34

리우 올림픽 수영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호주의 맥 호튼(Horton·20)이  약물 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선수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7일(현지시각) 호튼은 훈련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약물로 속임수를 쓰는 선수들에게 인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지난 4일 아쿠아틱 센터에서 시작됐다. 쑨양은 호튼에게 물을 끼얹으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호튼에게 돌아온 반응은 냉담했다. 

이 사건을 두고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튼이 쑨양의 비매너에 침착함으로 대응했다"고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중국대표팀은 관계자는 "호주 매체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쑨양과 호주 선수들은 서로 친한 사이다"고 부인했다.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이들의 신경전은 올림픽 개막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호튼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이 끝난 뒤 "금지약물로 속임수를 쓰는 선수에게 인사하거나 그들을 존중할 시간이 없다. 이것은 단순히 쑨양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말해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쑨양은 2014년 중국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트리메타지딘'을 복용한 혐의로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박태환도 2014년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네비도(Nebido)를 투여한 혐의로 국제 수영협회(FINA)로 부터 18개월간 대회 출천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놓고 벌인 대한체육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호튼은 지난 7일 자유형 400M에서  3분 41초 55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땄다. 쑨양은 0.13초 뒤진 2위(3분 41초 68)을 기록했다. 박태환은 3분45초63을 기록해 예선에서 10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호튼은 다른 선수들과 축하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바로 옆라인에 있던 쑨양에게는 인사 한번 건네지 않았다.

호튼의 발언에 대해 쑨양은 "올림픽에 나서는 모든 선수들은 존중 받아야한다. 저런 허세로 다른 선수에게 영향을 줄 필요는 없다. 앞으로 남아있는 내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대응했다. 

호튼의 발언이 알려지자 쑨양의 팬들은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호튼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쑨양에게 사과하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중국 수영대표팀 차원에서도 호튼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신화통신은 8일 "중국 수영대표팀 매니저인 쉬치가 '그동안 호튼이 쑨양에 대해 한 악의적인 말들을 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호튼의 악의적인 발언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이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호튼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쑨양과 맥 호튼은 오는 13일 자유형 1500m에서 다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