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갓난아이 사체 발견…산모 긴급체포

입력 2016-08-07 23:26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 화장실에서 갓난아이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신생아를 출산한 뒤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영아살해)로 남모(32·여)씨를 긴급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남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아이를 낳은 뒤 숨진 아이를 화장실 세면대 밑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신 7개월인 남씨는 전날 오후 아는 동생과 함께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을 찾아 미군 남성 2명을 만났다.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남씨 일행은 이날 오전 5시가 되자 사건이 발생한 호텔로 짝을 지어 들어갔다. 잠에서 깬 남씨는 오전 9시쯤 상대 미군과 성관계를 가지다 양수가 터졌다. 상대 미군에게는 생리 때문이라며 둘러댄 후 생리대를 사오게 시켰다.

 미군을 객실에서 내보낸 남씨는 침대에서 딸 아이를 출산했다. 당황한 남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아이는 이내 숨졌다. 남씨는 욕조에서 아이를 씻긴 뒤 수건으로 덮어 세면대 아래 버려두고 친구가 묵고 있는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방에서 남씨 일행은  점심을 먹었다. 

 아이 시체는 같은날 오후 1시15분쯤 남씨가 묵었던 방에 들어갔던 청소부에 의해 발견됐다. 청소부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해당 객실이 아직 체크아웃 전인 것을 감안해 주변을 수색하던 중 남씨를 발견해 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갑작스럽게 아이를 출산하게 돼 화장실에서 목욕을 시켜줬지만 아이가 사망해 무서운 나머지 일행들과 함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법의관은 아이 사체에서 멍이 두 군데 발견돼 타살 혐의점이 있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8일 오전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숨진 아이 아버지는 또다른 미군으로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