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신학대학교 총학생회 학생들이 최근 학내에서 성추행을 일으킨 남자교수를 단체 채팅방에서 성적으로 조롱하는 사건이 있었다.
감신대는 지난 2일 단체 채팅방에서 성적 조롱에 해당할 수 있는 발언을 한 총학생회 소속 학생 3명을 성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한 A교수의 페이스북에 모욕적인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A교수는 지난 2월 논문을 지도받던 C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의혹을 받았다.
C학생이 다른 교수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A교수의 성 추문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총학생회 학생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A교수의 페이스북에 모욕적인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가운데 3명의 학생이 부적절한 표현으로 A교수에 대하여 성적 조롱이 담긴 글을 남겼다.
채팅방에 다른 학생이 이 글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성윤리위원회에 제보했다. 제보자는 “A교수 문제와는 별개로 신학대학 학생들이 윤리의식이 일반 학생들 보다 높아야 하는데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감신대는 성윤리위원회를 소집해 학내에 발생한 사안들에 대한 논의와 의결을 진행했다.
성윤리위원회는 “이 학생들의 발언이 특정인이나 여성을 겨냥한 성희롱 발언이 아니었으며 의도적으로 교수에게 모욕을 주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판단하여 징계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제보자와의 중재를 통해서 문제의 글을 남긴 학생들에게 신학생으로서 합당한 책임이 있는 행동을 할 것을 권고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성윤리위원회는 논란이 된 3명의 학생에게 공개 사과문 작성과 성교육 4시간 이수, 사회봉사 20시간 이수를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이 문제로 지연된 필리핀 단기선교 취소 위약금에 대한 스스로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성윤리위원회측은 “학생들은 위원회에 출석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소명을 발언하고 사과 의사를 밝혔다”며 “성윤리위원회에서 결정된 조치 이외에 추가적인 법적 조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윤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신학대학교 학생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것이다"며 "최근 몇몇 대학교 학생들이 SNS단체 채팅방에서 여성과 관련된 성희롱 발언을 한것과는 같은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윤리위원회는 2일 "여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A교수보직해임 조치하고 2016년 가을 학기부터 모든 수업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뉴스앤 조이 보도에 따르면 A교수의 성추문은 지난 6월 1일 공론화됐다. A교수는 논문을 지도받던 C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의혹을 받았다. C학생이 다른 교수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A교수의 성 추문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동료 교수들은 A교수에게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교수직을 내려놓을 것을 권면했다. 하지만 A교수는 "성관계는 없었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피해자 측은 6월 8일 A교수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윤리위원회는 학생 상담소에 성문제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고 2016년 가을학기부터 교수, 직원, 학생 등 학교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성교육에 대한 학칙도 추가될 예정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