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이 우리 딸 32번째 생일입니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딸 생일 날 검찰에서 기소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전남 나주 드들강 여고생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해자 어머니 최모(59·여)씨는 "딸 생일 날 용의자를 15년 만에 기소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가슴에 맺혔던 한을 이제서야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7일 밝혔다.
2001년 2월4일은 최씨에게 지울 수 없는 기억이다.
당시 광주의 한 여고에 다니던 첫째 딸 박모(17)양이 나주 드들강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숨진 박양의 몸에서는 목이 졸리고 성폭행을 당한 흔적과 함께 다른 사람의 DNA가 검출됐다.
이후 최씨의 가정은 풍비박산났다.
첫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최씨의 남편은 지난 2009년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았다"고 말한 최씨는 "부모와 동생을 지극히 챙기던 첫째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만 갔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밝은 성격이었던 첫째는 결혼기념일과 생일 등을 꼭 챙겼다. 동생들과의 우애도 남달랐다"고 회고하면서 "살아 있었다면 이틀 전 생일 파티를 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딸과 남편에게 미안했다. 관심을 갖고 열심히 뛰어 준 검찰과 경찰에 고맙다. 뒤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질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광주지검 강력부는 나주 드들강 여고생 강간살인사건의 피고인 김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5일 기소했다. 15년 만의 일 이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