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100마리 미만 '뿔제비갈매기' 국내 첫 발견

입력 2016-08-07 12:03 수정 2016-08-07 12:15
지구상에 100마리도 안남은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가칭)가 국내 한 무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무인도에서 번식에도 성공하면서 세계 4번째 뿔제비갈매기 번식지로 기록될 전망이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가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살며 번식한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4월 ‘2016년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 과정’에서 괭이갈매기 무리에 섞여 번식을 시도하는 뿔제비갈매기 한 쌍을 발견했다.
 이후 탐방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번식 과정을 관찰해왔다. 연구진은 어미새 5마리를 확인했으며 이 중 두 쌍이 산란하는 것을 포착했다. 아쉽게도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 중에 부화에 실패했다. 하지만 다른 한 쌍이 번식에 성공, 어린새 1마리를 키운 후 함께 번식지를 벗어났다.


 이 새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신비한 새다. 1930년대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서 채집된 소수의 표본을 근거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제한적인 정보만이 있다.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었다가 2000년에 중국 푸젠성의 마츠섬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다. 중국 지장성의 지안섬, 우즈산섬, 푸젠성 마츠섬 등 단 3곳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상에 남은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적색목록(Red List)에 위급종(CR, 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되어 있다. 위급종이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9개 범주(절멸, 야생절멸, 위급, 위기, 취약, 준위협, 관심대상, 정보부족, 미평가) 중 야생에서 절멸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문 명칭은 없다. 큰제비갈매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노란 부리 끝에 검은색 점이 특징이다. 영어 명칭은 'Chinese Crested Tern'이고 학명은 'Thalasseus bernsteini'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국내에서 뿔제비갈매기가 발견되고 번식에도 성공한 것이 확인되면서 세계 4번째 번식지로 기록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