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먹은 뒤 화장실에서 양치질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A양(4)의 어머니가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됐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6일 A양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제옷걸이와 신문지를 말아 만든 몽둥이로 폭행한 어머니 B씨(27)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햄버거를 먹은 뒤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던 A양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갑자기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사망 전 28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으며 B씨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에도 꾀병을 부린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화장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게 했다. 머리와 배, 엉덩이를 발로 차기도 했다.
A양이 의식을 잃은 뒤 옮겨진 병원에서 의료진은 몸에 든 멍자국을 보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알렸다. B씨는 경찰에서 “딸의 몸에 든 멍은 사고로 쓰러졌을 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몇 차례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B씨는 지난 4일 학대 사실을 자백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수없다. 뇌출혈이 있으나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고 외력인지 자연발생인지는 정밀검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라고 경찰에 통보했다. A양의 정밀부검 결과는 2주 후에 나온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