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부산서 '통금시간' 걸려 회항…제주공항 체증으로 지연 출발

입력 2016-08-05 22:53 수정 2016-08-06 18:28
승객 156명을 태운 제주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심야에 출발이 늦어지면서 목적지인 부산에 착륙하지 못하고 인천까지 쫓겨 갔다.

아시아나항공은 4일 밤 10시1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OZ8002편 여객기가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고 5일 밝혔다.

여객기는 오후 10시59분 김해공항 관제탑에 착륙을 요청했지만 야간 통금시간인 ‘커퓨 타임’(Curfew Time)이 임박한 탓에 거절당했다. 김해공항은 야간 항공기 소음을 막기 위해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비행기 이·착륙을 금지한다.

공항에 접근한 여객기가 관제탑에서 착륙 시간을 묻는 연락을 받는 시점은 통상 착륙 1~2분 전이다. OZ8002편은 이미 커퓨 타임 안에 착륙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객기는 24시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가거나 다음날 비행기를 탔다. 아시아나항공은 버스와 호텔을 제공했다.

OZ8002편은 원래 오후 9시15분 출발 예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제주공항 혼잡으로 항공편이 조금씩 밀리면서 해당 여객기 차례에 와서는 1시간4분 늦게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객기가 제주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55~60분 걸리는데 OZ8002편은 커퓨 타임을 41분 남겨두고 출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무리한 운항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제주공항에서 비행기가 문을 닫고 푸시백(견인차량을 이용한 후진)한 시간으로는 도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공항 사정으로 거기서 또 홀드(정지)가 걸리면서 타이트(빡빡)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퓨 타임 시작 시간을) 단 1분을 넘겨도 문제라고 볼 수는 있지만 김해공항 쪽에서도 여객기에 타고 계신 손님들을 좀 더 생각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