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태극전사! 류승우, 한국선수 최초 올림픽 해트트릭

입력 2016-08-05 17:10
5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 조별리그 예선 1차전 한국대 피지경기, 한국 류승우가 선취골을 넣고 골대로 향고 있다. 뉴시스

류승우(22)가 해트트릭으로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에 첫 승을 안기며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알렸다.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도 한방에 날려버렸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류승우는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했다. 172㎝의 작은 체구를 지녔지만 스피드와 센스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해 류승우는 국내 무대를 떠나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주전 선수로 발돋움하지 못했다. 2부리그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에 이어 아르미니아 빌레펠트로 임대됐다. 지난 시즌 리그 10경기에 나섰으나 선발은 6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건 1경기뿐이었다. 때문에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류승우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펄펄 날았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왼쪽 미드필더로 나서 골세례를 퍼부었다. 그는 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로 연결했다. 후반 18분엔 강력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 종료 직전엔 해트트릭까지 완성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류승우가 처음이다.
 신태용 감독은 줄곧 류승우에게 신뢰를 보내왔다. 류승우는 그 기대에 부응해 8대 0 대승을 이끌었다. 류승우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과감하게 슈팅을 많이 가져가라고 주문했다. 간결하게 슈팅을 많이 가져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