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SUV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소형SUV 판매량은 4만77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3만3986대) 대비 40.5%가 증가했다. 1인 가구가 늘고, 야외 활동이 각광을 받으면서 활용도가 높은 소형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비단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작지만 실속 있는' 소형SU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소형SUV의 선두주자는 쌍용차의 티볼리(티볼리 에어 포함)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준수한 가성비로 국내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 어필하고 있다. 티볼리는 국내에서 지난 상반기에만 2만7969대가 팔려 나갔다. 국내 전체 소형SUV 판매량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티볼리 에어>
경쟁차종들은 티볼리의 선전에 국내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한국지엠의 '트랙스'와 르노삼성의 'QM3'는 상반기 각각 5354대, 6073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지난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기아차의 니로가 8366대를 팔며 추격하고 있지만 티볼리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그러나 해외수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성적표는 달라진다. 트랙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12만5042대가 수출돼 국내 완성차 가운데 수출 실적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아반떼와 액센트보다도 많이 팔렸다.
<트랙스>
트랙스는 쉐보레 브랜드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서는 뷰익 앙코르, 유럽 시장에서는 오펠 모카 등 각기 다른 브랜드와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 3개 차종은 모두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차종'으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6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상반기 미국 내 소형SUV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쉐보레 트랙스와 뷰익 앙코르는 미국에서 각각 2만9135대, 3만6421대가 판매돼 단일 모델로는 가장 많이 팔린 지프 레니게이드의 판매량 5만2247대를 뛰어넘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5일 "국내시장에서는 트랙스가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한류스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디자인과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국내소비자와 달리 성능과 실용성에 주목하는 미국과 유럽 소비자에게 트랙스가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