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8대 0' 피지 대파 '느낌 좋다'… 신태용호 소나기골

입력 2016-08-05 10:17 수정 2016-08-05 11:20
멀티골을 넣고 통성기도로 세리머니하는 석현준 / 사진=AP뉴시스

전반전은 답답했다. 메달은커녕 조별리그 통과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후반전부터 소나기 골이 터졌다. 그렇게 피지의 골문을 8차례나 열었다.

 신태용호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한국 선수단의 기분 좋은 첫 승전보를 띄웠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4일(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피지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8대 0으로 대승했다.

 신태용 감독은 다득점을 노리고 다소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석현준(FC포르투) 등 와일드카드 공격수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최전방에 세웠다. 류승우(레버쿠젠)와 권창훈(수원 삼성)은 좌우 측면에서, 이창민(제주)과 문창진(포항)은 후방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모두 5명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주장 장현수(광저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했다. 수비 포백라인은 심상민(서울) 최규백(전북) 정승현(울산) 이슬찬(전남)이 세워졌다. 골키퍼는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었다.

권창훈의 바이시클킥 / 사진=뉴시스

 전반전은 답답했다. 피지는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은 저돌성을 발휘했고, 수비 때 바짝 움츠린 ‘9백(Back)’을 가동했다. 한국은 피지의 가로막혀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윙어와 풀백의 오버래핑은 측면 횡패스의 실패로 번번이 실패했다.

 류승우가 전반 31분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하지만 6분여 뒤 얻은 페널티킥에서 키커로 나선 문창진(포항)의 왼발 슛은 골문 왼쪽을 강타했다. 한국은 전반전을 1-0으로 마쳤다.

 이대로 끝나면 독일 멕시코와의 나머지 경기에서 승점을 수확할 상승세를 탈 수 없었다. 독일과 멕시코는 앞서 열린 C조 1차전에서 2대 2로 비겼다. 한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하지만 후반전부터 상황이 뒤집어졌다. 권창훈이 후반 15, 16분 연달아 멀티골을 넣었고, 다시 1분 뒤 류승우가 추가골을 넣었다. 불과 3분 사이에 3골이 터졌다.

사진=뉴시스

 황희찬 권창훈을 대신한 손흥민 석현준의 투입 시점도 적절했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다섯 번째 골을 넣었다. 석현준은 그 뒤를 이어 멀티골로 화답했다.

류승우는 후반 추가시간 3분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한국의 소나기 골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1승(승점 3)으로 조별리그를 1위에서 시작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