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투자에 치중해온 국민연금 등 국내 재무적투자자(FI)들이 해외 대체투자(채권이나 주식과 같은 전통적 투자 대상을 제외한 부동산·사회기반시설 등 투자)를 늘려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는 본래 기업이나 사업에 자금이 필요할 때 운영에 참여할 목적없이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주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약 1500조원에 달해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4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다자개발은행 등 국내 재무적투자자들이 해외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 가장 보수적인 연기금 분야 재무적투자자의 움직임은 특히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연 6~7% 수익률을 목표로 국제 의류브랜드 H&M의 독일 물류센터 인수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이 내놓은 중기자산배분 계획안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의 12%에서 14%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재무적투자자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저금리로 인해 국내에서 수익성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안정적 운용이 필수인 연기금의 경우 국내 채권에 40% 가량을 쏟아부어 왔지만 최근 들어 수익률 하락으로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 운용 수익률은 4.5%였으나 대체투자부문 수익률은 12.3%에 달했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전체 기금 운용 수익률이 3.9%였으나 이중 해외 대체투자 수익률은 9.1%에 이르렀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기업들이 유망 프로젝트가 있다면 이들을 대체투자에 활용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면서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투자은행(IB)을 통해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