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대 사태… 총장 사퇴론에 학생 색출까지

입력 2016-08-04 16:42

이화여대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 논란이 ‘총장 사퇴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업은 백지화됐지만,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 사퇴 전까지는 본관 점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4일 오후 5차 성명서를 통해 “3일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졸업생·재학생 시위를 지지한다”며 “최 총장이 사퇴하겠다는 공문을 받아야 본관 점거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날 두 번째 입장문에서 “최 총장이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 명확한 사과를 하지 않고 거짓말과 꼬리 자르기식으로 본인의 책임을 회피했다”고 사퇴 요구 이유를 설명했다.

사업 백지화로 점거 사태가 일단락된 것으로 기대했던 학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최 총장이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총장이 농성을 지지했던 교수들이나 참여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날 이대 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는 ‘최 총장이 지난 3일 오전 열린 긴급 교무회의에서 농성지지 성명서를 냈던 인문대 교수들을 성토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당시 긴급 교무회의에 참석했던 남궁곤 입학처장은 “총장이 공식적인 자리인 긴급 교무회의에서 인문대 교수들을 성토하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대 농성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감금됐던 교직원 5명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 일부는 학생들에 대한 처벌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채증 영상 등을 바탕으로 주동자를 확인해 조사할 방침이지만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