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지휘하는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노트7 판매량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 사장은 2일(현지시간) 국내 미디어와 만난 자리에서 “갤럭시S7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더 강화된 서비스를 추가한 만큼 노트7은 노트5보다 판매가 잘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 영업, 마케팅 등 모든 임직원이 참 열심히 준비를 잘 했다”면서 “최선을 다 했으니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노트7에 처음 도입된 홍채인식 기능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제대로 작동되지도 않으면서 마케팅용으로 앞세우는 ‘기술과시형 기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 사장은 “과거에 눈동자를 움직여 화면을 이동하는 기능을 도입했다가 호된 질책을 들은 적이 있다”면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3년간 홍채인식 기능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직접 홍채인식 기능 도입을 챙긴 고 사장은 “외부 파트너에게 제품 교육을 하는 직원들에게 노트7의 여러 기능을 보여줬는데 3번째 정도 우선순위로 생각했던 홍채인식을 첫 번째로 해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아직 개선할 부분이 있지만 시장에 내놓을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채인식은 향후 삼성전전자의 B2B(기업간 거래) 고객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고객보다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홍채인식을 기반으로 기업 고객에게 맞는 다양한 보안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홍채인식은 단순히 기기 잠금해제용으로 넣은 게 아니다”면서 “큰 로드맵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노트5에서 올해 노트7으로 숫자 6을 건너뛴 이유에 대해서는 숫자를 하나 넘어갈 만큼 큰 향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노트7은 갤럭시S7의 장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니 5에서 6으로 가기엔 아까운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S7과 숫자를 맞추는 게 마케팅이나 영업하기에 편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클라우드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했다. 노트7을 공개하면서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해에는 루프페이를 인수한 뒤 삼성페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 사장은 “고객에게 의미 있는 혁신과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SW는 전체를 꿰뚫고 있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보다 중요하다”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권한을 주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폴더블 기기는 산업적인 관점에서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 시장에 제품을 내놓으면 소비자 편의성 등을 만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