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리그 제패를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바로 필승조 정재훈(36)의 부상이다.
정재훈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회 팀이 4-5로 뒤진 상황에서 등판했다. 그런데 첫 타자 박용택에게 초구를 던진 뒤 타구에 맞고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정재훈은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올 시즌 정재훈은 두산의 핵심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46경기에서 등판해 52⅓이닝 1승 5패 2세이브 23홀드에 평균자책점은 3.27을 기록했다. 마무리투수 이현승과 더불어 두산의 귀한 불펜자원이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선 그의 몸은 과부하에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만났다.
정재훈은 경기 후 병원을 찾아 검진한 결과 오른 팔뚝 전완부 척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4일 추가 검진을 통해 수술 여부를 가리게 된다. 만약 수술을 받게 되면 시즌 아웃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산의 입장에서는 정재훈의 부상 이탈이 뼈아프다. 시즌 개막 전에는 물론이고, 시즌 내내 지적됐던 유일한 약점이 바로 불펜진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해 1번부터 9번까지 터지는 화수분 타선에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 등 완벽한 선발진까지 갖췄다.
다만 정재훈과 이현승을 뒷받침해줄 불펜 자원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전반기까지는 이들의 고군분투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하면서 두 선수가 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게 두산의 최대 약점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빠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정재훈이 다행히 복귀해도 그의 빈자리를 메울 누군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