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학원 화장실에서 간 뒤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된 한 초등학생이 평소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티즌들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이가 학원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냐"하며 기막혀했다.
3일 YTN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쯤 서울 중계동에 있는 한 학원에서 수업을 받던 도중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교실을 나선 뒤 숨진 채로 발견된 초등학생 6학년 A군은 틱 장애를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A군은 어깨를 조금씩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틱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두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학교 측은 A군이 학교에서 몇몇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 3월 이 학교로 전학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학교 측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주의를 주는 것에 그쳤다는 점이라고 YTN은 지적했다.
YTN은 "이런 사실을 담임 선생님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며 괴롭힘이 있을 때마다 담임교사가 관련 학생들을 불러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별다른 징계 절차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유가족들은 A군이 평소 밝게 생활했고 다음날 가족 여행을 떠나기로 해 들떠 있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역시 타살이나 왕따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학원 관계자와 유가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