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개막식을 한 곳은 어디일까요?
AP통신 등 외신이 가장 많이 꼽는 곳이 1980년 러시아에서 열린 모스크바올림픽입니다. 당시 레닌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이 열렸는데요, 운동장 한가득 거대한 인간 피라미드를 연출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체조 강국 러시아의 면모와 공산주의 체제가 자랑하는 매스임의 흔적이 묻어 있었던 개막식이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유구한 전통을 전 세계에 자랑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자금성의 기둥을 형상화한 거대한 조형물이 경기장에 꽉 들어찼고 그 사이로 전통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대규모 군무를 추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국답게 스케일에서도 압도적인 개막식이었습니다.
전통을 자랑한 것은 중국만이 아니었죠.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거대한 범선이 등장했습니다. 스페인 무적함대를 자랑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범선도 멋졌지만 주변에 바다와 파도를 표현하기 위해 푸른 옷을 입은 무용수들의 거대한 군무도 압권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별 것 아니지만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개막식 때 등장한 ‘로켓맨’(Rocket Man)은 당시로서는 깜짝 놀랄 장면이었습니다. 로켓맨은 등에 매단 제트엔진의 힘을 빌어 경기장 상공을 날아다니며 눈길을 사로잡았죠. 미국이 우주강국이라고 자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세련된 조명과 불꽃놀이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모던한 느낌이었죠. 관중석을 영국 국기 유니언잭에 들어가는 빨강, 파랑, 흰색으로 장식해 카드섹션을 하는 듯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제 세계는 5일(한국시간 6일 오전 7시15분)에 예정된 브라질 리우올림픽 개막식을 주목합니다. 리우올림픽은 지카바이러스와 대통령 직무정지 사태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치러지는 대회여서 걱정이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이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잘 치르길 기원합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