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버스에 갇혔을때, 이렇게하면 산다' 떠도는 교육법의 진실

입력 2016-08-04 00:05 수정 2016-08-04 07:51
'경적(크락션) 울리기' 안전 교육법 SNS로 퍼져
 
대부분 차량 시동 꺼져도 된다지만… '의무 경보기 아쉽다' 반응 


4살 아이가 유치원 버스에 오랜시간 갇혀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가 난 이후 '버스에 갇혔을 때 이렇게 하면 산다'는 글이 페북 등 SNS를 휩쓸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명료하고 확실해 보였다. 아이에게 온 힘을 다해 경적(Horn·혼)을 울리라고 교육하라는 것이다. 자동차 경적 제조회사에서 따온 이름 크락션(혹은 클랙슨)이라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핸들에 달린 경음기를 작동하란 것이다.

다음은 인터넷에 퍼지는 '유치원 버스에 갇혔을 때 우리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 등의 이름으로 퍼지는 게시글이다.

 

이 글은 맘카페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퍼지고 있다. 

부모 네티즌들은 "유괴, 실종이나 화재 예방 대응 교육은 많이 하지만 통학 버스 사고 관련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오늘 당장 가서 해야겠다"며 호응했다.

그러나 자동차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경적이 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도 함께 떠돌았다.
광주경찰청은 1일 통학버스에 네 살배기 원생을 8시간 가량 방치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광주 광산구 모 유치원 원장 등 관계자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대로변에 해당 유치원 버스가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버스에 갇혔을 때 경적을 울리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인터넷 교육법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자동차는 "유치원 버스 등에 사용되는 미니버스는 시동이 꺼져도 경적이 울린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원이 꺼져도 작동되는 '비상등'과 마찬가지로, 경적에도 상시 전원이 공급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버스에 갇혔을 때 경적 울리기' 교육은 꽤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는 '경적 울리기 교육법'이 일부 차량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또 다른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국창호 교수는 "경적에 상시전원이 연결되지 않을 경우 경적과 배터리를 직렬 연결해 상시 전원이 들어오게 하면 된다"며 "비용도 저렴하고 설치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혹시 어린이가 탑승하는 차량의 경적이 상시 전원이 아니라면 이를 바로잡으면 되겠다. 

이어 아이에게 '비상등 켜는 법'을 알려주는 법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창호 교수는 안전벨트나 카시트가 채워진 아이의 경우, 두 교육법이 통하지 않는며 "차를 생산할 때 비상 경보기나 체중 감지 센서를 의무화하는 것, 무엇보다 아이를 돌보는 어른들의 관심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미국 등에서는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한 캠페인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는 '차 문을 잠그기 전 다시 보자(Look Before You Lock)' 캠페인 안내 꼬리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