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판사가 법정에 선 피의자에게 사과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피의자는 구치소에서 제대로 된 옷을 제공받지 못해 속옷 차림으로 법정에 섰다. 판사는 재소자의 인권유린에 대해 분노하며 미안해했다.
지난 30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속옷 차림으로 법정에 선 여성 재소자 때문에 분노한 판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미국 켄터키 주 루이스빌에 위치한 한 법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중 일부가 지역방송인 WDRB-TV를 통해 보도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영상과 보도 등에 따르면 피고인의 변호사는 “지난 3일간 구치소에서 그녀에게 입을만한 바지와 위생용품(생리대)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을 진행하던 앰버 울푸 판사는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재판을 잠시 중단한다고 선언한 판사는 구치소에 전화를 걸어 “뭐든 걸칠 것 갖다 달라”고 요청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도소 측은 “구금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복장을 지급할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했지만 판사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통화를 마친 판사는 “자신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당황스럽다”며 “비인간적인 일을 겪게 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하루만으로 충분했을 초범 절도자를 3일이나 구금시켰다”며 “형벌 100달러에 벌금형으로 대체하겠다”는 판결을 내렸렸다.
보도에 따르면 피의자는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교정프로그램 이수을 선고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 후 구치소에서 3일간 하의를 제공하지 않아 속옷 차림으로 수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전세계 네티즌들은 “진정한 법조인”이라며 감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