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아파트 경비원 27명에게 사기를 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병원 치료비를 빌려 달라고 속여 현금을 받은 뒤 달아난 혐의(상습사기)로 유모(37)씨를 지난달 31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달 8일 오전 8시20분쯤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정모(67)씨에게 현금 20만원을 가로챘다. 유씨는 피가 묻은 휴지를 손에 감고 정씨에게 다가가 “아파트 주민인데 손을 다쳤다”면서 “가족들이 집에 없는데 치료비 좀 빌려 달라”고 말했다. 정씨는 유씨에게 돈을 빌려 주고 나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사기 등 전과 5범인 유씨는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6년 동안 경비원 27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모두 677만원 상당을 가로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자신의 코를 세게 파서 피를 냈고 이 피를 휴지에 묻혀 범행에 사용했다고 한다.
일정한 직업 없이 PC방 등을 전전하던 유씨는 “생활비가 필요해 접근하기가 쉬운 아파트 경비원을 상대로 사기를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씨로부터 “50여명에게 사기를 쳤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벼룩의 간을 빼먹지…6년 동안 아파트 경비원 27명 속인 사기꾼 구속
입력 2016-08-03 15:26 수정 2016-08-03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