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 리커창의 공청단 개혁

입력 2016-08-03 14:57 수정 2016-08-03 15:02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그의 비리 낙마 이후 공청단 인사들은 권력의 핵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바이두

중국 공산당이 청년조직 공산주의청년단의 개혁안을 발표했다고 3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청 명의의 ‘공청단 중앙 개혁 방안’의 핵심은 공청단 중앙조직 축소와 지방 및 하부 조직 강화로 요약된다. 특히 공청단의 역할을 ‘공산당과 정부를 위한 간부 양성’으로 명확히 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개혁 방안이 시 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공청단의 관료화가 지나쳐 성시(省市)위원회 이하 조직은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지마비 상태”라며 “중국 청년층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혁이 주목받는 이유는 공청단이 중국 권력구도에서 중요한 계파이기 때문이다. 공청단은 14~28세 청년이 가입하는 공산당 내 인재양성소로 지난해 말 기준 회원이 8700만명이다. 후진타오 전 주석 재임 시절 10년간 공청단파는 권력핵심으로 중앙과 지방의 요직을 차지했다. 리커창 총리도 공청단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시 주석이 권력을 잡은 뒤 공청단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후 전 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인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비리로 낙마한 뒤 공청단 핵심인사들은 줄줄이 권력의 중심에서 물러났다. 빈 자리는 시 주석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내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뤄질 최고지도부 인선에서도 공청단 인사는 배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