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만동 교통사고 블랙박스 공개

입력 2016-08-03 14:08
3일 경찰이 공개한 부산 감만동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일가족 5명 중 4명이 숨지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 “아기 어떡하나”는 피해자의 다급한 외침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일 오후 12시25분쯤 남구 감만동의 한 주요소 앞 도로 앞에서 한씨(64)가 운전하던 SUV 싼타페 차량이 도로변에 주차해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고 차에는 한 씨의 아내, 휴가를 맞아 친정을 찾은 30대 딸, 3살 된 외손자와 생후 2개월 된 외손녀 등 일가족 4명이 타고 있다 모두 사망하고 운전자 한씨만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이 공개한 사고 직전 17초가량 분량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 운전자 한씨는 “차가 왜 이렇냐”고 다급하게 외치고 이어 차량 엔진음이 크게 나면서 차체까지 흔들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어 차량 통제가 안되는 급박한 상황이 오자 한씨 부인은 “아기, 아기, 아기”라며 손자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충돌 직전 할아버지 한씨도 “아기, 어떡하나”라며 안타깝게 울부짖는다.

이날 사고는 엄마와 함께 외가집을 찾은 아이 2명과 한씨와 한씨의 부인 등 일가족 5명이 한씨가 운전하던 산타페 차를 타고 해수욕장으로 가던 중 차량결함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한씨의 딸과 두 아이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한 씨의 아내 박 씨는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박 씨는 숨지는 순간까지 남편과 자신의 딸 그리고 손자들의 안위를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상을 입은 한 씨는 현재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이 모두 사망한 사실을 알고 난 후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조사결과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영상만으로는 차량결함, 급발진 등 여부를 결론지을 순 없지만 정황 상 차량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진 않은 것으로 판단, 국과수에 차량을 보내 정밀 조사하기로 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