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3일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방침을 공식 철회했다. 본관 점거 농성 사태로 확산됐던 학내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철회 발표 장소를 놓고도 실랑이가 벌어질 정도로 막판까지 학교와 학생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은 이날 정오쯤 본관을 방문해 “학생들을 보호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을 철회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 총장은 “학내 문제가 사회문제로 비화돼 당황스럽고 죄송스럽다”면서 “발전과정에서 있는 일이라 너그럽게 봐 달라. 이화여대는 소외된 여성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학생들도 약속한대로 점거 농성 풀고 대화로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28일부터 본관을 검거하고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 방침에 반발해왔다.
철회 발표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당초 본관 계단 아래쪽에서 총장이 발언하기로 돼있었지만 학생들은 “본관 정문 바로 앞에서 하라”고 요구했다. 최 총장이 설치된 마이크를 들고 본관 정문 앞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약 15분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총장 발언이 끝나고 학생들이 직접 대화가 아닌 이메일 창구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하면서 현장이 다시 술렁거렸다. 일부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학부모라고 밝힌 한 여성은 “아이들 좀 그만 괴롭혀라. 몰아세우지 마라. 좀 쉬게 해달라”며 울먹거리듯 소리치기도 했다.
학생 측은 총장 발표에 맞춰 ▲미래라이프 사업 전면 폐지 ▲ 교육부에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지 않겠다는 공문 발송 ▲교육부에서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서 이화여대를 배제하겠다는 공문을 받을 것 ▲학생들에 대한 처벌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 ▲향후 의견 수렴 계획을 제시할 것 5가지 사항을 약속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상기 이가현 기자 kitting@kmib.co.kr
“우린 메일로 입장 표명” 이대 철회 막판까지 실랑이
입력 2016-08-03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