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그만둔 게 후회돼요. 다시 학교 다니고 싶어요.”
경기도와 수원지방법원이 손을 맞잡고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복귀를 돕는다. 지난해 첫 도입해 올해 두 번째로 실시하는 사업으로 지자체와 법원이 힘을 합쳐 이들의 학업 복귀를 지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첫 번째다.
경기도와 수원지법은 보호처분을 받은 일명 ‘보호소년’의 학업 복귀를 돕는 ‘예비학교-하이 스쿨(Hi-School)’ 시범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낙인 속에 비행을 반복할 수 있는 보호소년의 조속한 학교 복귀와 건전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애들아 학교가자’라는 부제로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경기도와 수원지법에 따르면 이번 예비학교는 방학 기간 빈 교실에서 열리며 보호처분을 앞둔 청소년 가운데 학업복귀를 희망하는 18명(14~18세)이 참여한다.
올해 사업은 지난해에 비해 참여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문턱을 낮추고, 진로 탐색 과정 등을 도입해 다양한 가능성을 연 것이 특징이다.
먼저 예비학교 시작 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업부적응 정도, 복학을 위해 필요한 지원내용을 진단하고 프로그램에 대해 충분하게 안내한다.
또 아침부터 오후까지 총 6교시에 걸쳐 국어, 수학, 음악, 사회, 체육 등 고등학교 1학년 9개 공통과목 교과 과정을 통해 실제 학교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며, 전문가의 상담과 지도를 통해 적응을 돕고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네일아트, 드론 체험 같은 진로탐색 특별과목, 동기부여 특강, 교육청 복학설명회 등 학업 복귀뿐 아니라 취업 등 다른 성장 가능성도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예비학교에 참가했던 전모(16)군은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순간적인 행동이 나중에 후회로 남는다는 걸 깨달았고 반성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며 “아이들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잠시 흔들렸던 것이고, 이를 딛고 일어나 다른 사람이 기대도 끄떡없을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18명 중 6명은 복학에 성공했고, 4명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와 함께 복학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4명은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1명은 취업에도 성공했다.
여성가족부가 2015년 조사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절반 이상인 56.9%가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소년원, 보호관찰소 입소 청소년 등 ‘보호소년’들은 더 많은 70.2%가 학업 중단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경기도-수원지법, 보호소년 학업복귀 시범 사업 공동 추진
입력 2016-08-03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