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친위대 수장 히믈러가 쓴 일기 발견…“세심한 학살자의 면모”

입력 2016-08-03 10:11 수정 2016-08-03 10:16
나치 친위대(SS) 수장이었던 하인리히 히믈러의 전시(戰時) 일기가 최근 러시아에서 발견됐다. 나치 정권의 선동가 파울 괴벨스의 일기와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사료라고 2일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독일 대중지 빌트에 따르면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유대인 대학살을 지휘한 히믈러의 일기는 오싹한 대목이 많다.

그는 어느 날 폴란드인 10명의 처형을 지시하기 전에 마사지를 받았다고 썼다. 또 부헨발트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간식을 먹는 걸 즐긴다고도 적었다. SS 대원에게는 아우슈비츠에서 사람을 물어뜯을 수 있도록 개를 훈련시키라고 명령했다. 히믈러는 1945년 연합군에 체포된 뒤 청산가리 캡슐을 씹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기를 살펴본 독일 역사연구가 마티아스 울은 “히믈러가 꼼꼼하게 대량학살을 실행하면서도 SS 대원과 가족, 친구를 매우 잘 챙긴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일기는 내년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