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리셴룽(李顯龍)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가까운 친구들도 TPP를 반대하지만 의견을 존중한다”며 “하지만 내가 더 좋은 논거를 가졌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다. 나는 TPP를 지지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국제 경제의 일부분”이라며 “무역의 필요성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므로 미국 의회는 조속히 TPP를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레임덕 상황을 의식한 듯 “선거가 끝나면 먼지가 가라앉고 TPP의 실상이 주목받길 바란다. 이건 단지 정치적인 상징이나 정쟁의 불씨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뿐 아니라 TPP에 부정적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정상은 싱가포르와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만났다. 미국 CNN과 싱가포르 매체는 리셴룽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환대를 받으며 백악관에서 환영식 일정을 소화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식에서 “싱가포르 총리의 미국 방문은 30년 만”이라며 “두 나라의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와의 관계를 “바위처럼 견고하다”라고 표현하며 우정을 표시했다. 오바마는 워싱턴의 무덥고 습한 날씨를 “싱가포르 날씨”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환영식에는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리셴룽 총리는 군악대 연주와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싱가포르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외무장관, 이스와란 통상산업부 장관과 미국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이 참석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