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SUV의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네티즌을 울리고 있다. 영상에는 차에 탄 3살, 생후 100일 난 아기를 걱정하는 어른들의 울부짖음이 담겼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목숨보다 아기를 걱정했다"며 슬퍼했다. 더불어 차량이 마음대로 운행되지 않음을 호소했다는 점을 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야 한다"며 공분했다.
다음은 경향신문이 2일 공개한 부산 SUV 사망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다.
영상은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내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운전자 할아버지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차량이 자신의 뜻대로 운행되지 않음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아이고 차가 와이라노. 아이고 아이고"
뒤이어 여성 두명이 아이를 걱정하는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뒤섞여 들렸다. 아이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로 추정된다.
"애기, 애기, 애기, 아이고 우짤고"
차량이 속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행인 1명이 황급히 피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사고 장면을 담은 영상은 각종 커뮤니티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직접적인 사고 장면을 담진 않았지만, "너무 소름 돋는다" "무섭고 마음이 아프다" 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날 사고는 낮 12시 30분쯤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산타페를 몰던 운전자 한모(63)씨가 주차 중인 트레일러 후미를 들이받아 일어났다. 이 사고로
한씨의 부인(60대)와 30대 딸, 세살배기 손자와 생후 100일된 손녀가 숨졌다. 한씨 부부는 시집간 딸이 부산 친정을 찾아 함께 피서를 가는 길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 영상과 사고차량 블랙박스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