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김정은 집권 후 첫 증가세…중국 체류 짧은 '직행 탈북' 증가

입력 2016-08-02 16:16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북한이탈주민이 올해 상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층 탈북설이 연이어 제기되는 가운데 탈북민 증가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에 입국한 탈북민은 815명(잠정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증가했다. 2011년 김정은 체제 출범 후 탈북민 수가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탈북민 수는 2009년 2914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1년 2706명, 2012년 1502명, 2013년 1514명, 2014년 1397명, 지난해 1276명으로 감소세를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김정은 정권의 가혹한 탈북 시도자 처벌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탈북자들이 중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줄어들고, 중국에 오래 머물지 않고 입국하는 이른바 ‘직행 탈북자’가 늘어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한 지 몇 년 만에 들어오느냐 문제는 1년이냐, 2년이냐 숫자가 정확히 반영이 안 되지만 분명한 건 김정은 시대 들어와 직행탈북자 비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탈북 후 중간 단계로) 중국에 오래 체류하는 사람이 적어진 건 사실”이라며 “예전에는 3~10년 정도 있던 사람이 왔는데 최근에는 브로커를 통해 오는 경우 (중국 체류 기간이)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군 장성이나 외교관, 해외 파견 근로자 등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늘어나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엘리트라는 특별한 기준을 잡지는 않는다”면서 “인식의 주관성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석 이산가족 상봉 추진 목소리에 대해서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최우선 정책 목표인 건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남북관계, 긴장을 고려할 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