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은 2일 ‘찜통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 4세 유치원생을 방치해 중태에 빠뜨린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S사립유치원 인솔교사 정모(28·여)씨와 운전기사 임모(51)씨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출결현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로 유치원 원장 박모(52·여)씨와 주임교사 이모(34·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42분까지 광주 광산구 월계동 모 유치원 25인승 통학버스에 A(4)군을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인솔교사 정씨가 통학버스 승·하차 인원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임씨는 차량 내부 확인을 하지 않고 햇볕이 내리쬐는 길가에 장시간 주차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임씨는 경찰에서 “유리창 선팅에 가려 오전 등원 운행 이후 세차를 하는 동안 아이가 차안에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원장 박씨와 주임교사 이씨도 출석점검을 정확히 하지 않아 A군이 통학버스에 남겨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당시 해당 유치원은 전체 방학기간인 8월 1∼3일에 앞서 7월 27∼29일 3일간 종일반만 운영하고 있었다. 전체 원생 중 A군을 포함한 60여명은 돌봄교실 참가 신청을 해 유치원에 등원했다.
첫날인 27일에는 대부분 등원했지만 원생이 줄어든 29일에는 30여명만 출석했는데 유치원 측은 당일 출결 확인을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솔교사 정씨와 원장 박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승·하차 점검과 출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경찰은 이들의 업무태만으로 아이가 중태에 빠진 점을 중시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낮 최고 기온이 35.3도에 달한 지난 29일 오후 폭염 속 찜통이 된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 갇혀 있던 A군은 체온이 42도에 달하는 등 열사병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으나 5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난 S사립유치원은 지난 1997년 12월 7학급 210명 정원으로 광주시교육청 인가를 받아 운영돼 왔다. 개원 당시 7학급 학생수는 163명, 교원은 10명에 달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이 유치원에는 9개 학급에 181명의 원생이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유치원 측이 사전승인 없이 무단으로 학급을 증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광주경찰청, 찜통 통학버스에 4살 아이 방치한 운전기사와 유치원 인솔교사 등 2명 구속영장
입력 2016-08-02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