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 거동불편 장애인들에게 지옥철되나

입력 2016-08-02 14:26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달 30일 개통한 인천지하철 2호선이 무인지하철이어서 대형사고가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지하철 2호선을 확인한 결과 승강기를 제외한 장애인편의시설이 문제가 많다며 시설 보완을 요구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최근 인천지하철 2호선 27개 역사와 전철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전수 조사한 결과 승강장과 열차간의 거리가 10㎝를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시설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역사 엘리베이터 개폐시간이 10초에 불과해 탑승 과정에서 장애인이 끼임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환승역 30초·일반역 20초의 정차시간이 자동으로 프로그램화돼 출입문이 열고 닫힌다”며 “화재 및 사고시 장애인 혼자 남아 안전요원이 언제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열차 고장이나 사고로 정차 시 대피할 수 있는 대피로의 폭이 30㎝가량에 불과해 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열차 내 휠체어 석에는 장애인이 붙잡을 수 있는 안전 바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인천 2호선 휠체어석에는 안전바 대신 비장애인들이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좌석이 부착돼 있었다”며 “그나마 승강기는 잘 설치돼 있으나 고장이 날 경우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2호선 개통 첫날 서부여성회관역의 승강기가 고장나 일부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현재의 인천지하철 2호선은 장애인의 안전과 이동권을 책임질 수 없는 ‘안전 지옥철’”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시민과의 소통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