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생기는 구내염 예방에 한방 가글액 ‘청구감로수’의 효과가 확인됐다. 청구 감로수는 정향, 박하, 오미자 등 한방 약재를 이용해 만든 가글액이다.
경희의료원 방사선종양학과 공문규 교수팀은 한방부인과 황덕상 교수, 한방위장․소화내과 김진성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윤성우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항암 치료 국제학술지 '암 타깃&치료‘(OncoTargets and Therap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방사선 구내염은 구강, 안면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이 경험하는 질환이다. 극심한 통증, 음식 섭취 저하, 전신 쇠약감 등이 나타난다. 구내염이 심하면 방사선 치료를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암 치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를 받는 두경부암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청구감로수 사용 여부에 따른 구내염 발생, 체중감소, 통증 점수 등을 비교 분석했다.
A그룹 7명은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 하루 네번 한방가글액 청구 감로수를 사용해 입안을 헹궜다. B그룹 7명은 청구감로수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청구감로수 사용여부에 따라 구내염의 발생 정도, 지속 기간에 차이가 나타났다. 청구 감로수를 사용한 A그룹은 4명 중 1명(28.6%)에게서 3등급의 심각한 방사선 구내염이 나타난 반면 B그룹은 절반이 넘는 57.1%가 경험했다.
연구팀은 입 안 조직의 손상 정도에 따라 방사선 구내염을 1~3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구내염이 심함을 뜻한다.
또 2등급 방사선 구내염은 14명의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났는데, 청구감로수를 사용한 A그룹은 구내염 지속 기간이 평균 24일인 반면, B그룹은 37일로 길게 나타났다. 청구 감로수 사용 여부가 구내염 지속 기간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구내염이 발생하면 치료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환자 삶의 질을 확연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라며 “그동안 방사선 구내염 치료, 예방 효과가 확인된 약제가 없었던 만큼 이번 연구는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