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선수이자 축구 해설위원인 크리스천 이영표가 '청춘 멘토링' 상품으로 재능 기부에 나섰다.
29일 방영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어서옵SHOW'에서는 이영표가 재능상품으로 홈쇼핑에 나왔다.
이날 이영표는 "예전에 운동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웠을 때 이 길을 먼저 걸었던 누군가가 해줬던 이야기가 나에게 위로가 되고 큰 힘이 됐다. 지금 이 순간 나와 같은 길을 힘겹게 가고 있는 누군가가 용기와 위로가 필요하다면 제가 받았던 것을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영표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들, 운동하면서 느꼈던 실패 이야기를 청춘들과 나누었다. 그는 청춘멘토링의 키워드로 '노력'을 꼽았다.
이영표는 "많은 청년들이 노력에 불신을 갖고 있다. 노력해도 안 된다. 될 사람만 된다는 불신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노력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의 이야기는 이랬다.
중학교 때 축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더 즐기기 위해 축구를 잘 해야되고 잘하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중학교 3년 내내 매일 밤에 나가 드리블을 했다. 그러자 드리블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고등학교에 와서는 경기 중에 공이 가운데 떨어지면 그 공을 다 내가 가져가고 싶었다. 누구의 공도 아닌 그 공을 어떻게 하면 더 빨리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매일 줄넘기를 하는 것이었다. 매일 2단뛰기를 1000개 해야겠다. 중학교 때는 연속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100번 씩 10번에 나눠 1000번을 했다. 2년 동안 하자 2단 뛰기 1000번을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경기를 하다 축구장 가운데 떨어진 공은 다 제 거였어요. 노력하면 정말 발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또 하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계속 뛰느냐였다. 체력 훈련을 위해 산을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체력훈련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산을 뛰기 시작했다.
10여년 꾸준한 노력으로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강한 체력을 갖게 됐다.
“축구를 잘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이 노력하면 돼요."
대학은 건국대를 다녔는데 당시 축구부 선수 구성이 너무 좋았다. 올림픽 국가대표만 6명이었다. 3학년에서 4학년 올라갈 때 이영표는 학교 축구부 주장이었으나 국가대표가 아니었다. 심지어 6명 중 5명은 친구고 1명은 후배였다. 후배들에게 말할 때 권위가 서지 않았다. 괜스레 자존감이 낮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겨울밤, 다른 선수들은 추운 겨울엔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영표만 혼자 운동을 했다. 이때 마음 속에 “나는 10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 추운 날 숙소에서 편하게 TV를 보는 친구들은 국가대표가 됐구나.그러면 내가 10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던 건 뭐지?"라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숱하게 어른들이 해주었던 조언들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어. 국가대표가 될 수 있어”를 믿고 열심히 했는데 이건 아니구나.
그때 들었던 생각이 축구는 아니구나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원래 재능이 있는 사람만 되는구나. 나같이 재능없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구나란 생각에 억울해 눈물이 났다.
그런데 2주 뒤 기회가 찾아왔다. 올림픽 대표팀 입단 테스트 기회가 왔다.
테스트를 통과해 일주일 만에 정식 올림픽대표가 됐다. 3개월 뒤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국가대표 첫 경기에서 후반에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국가대표를 은퇴하는 2011년까지 한번도 그 자리에서 빠져본 적이 없었다.
이영표는 청춘들에게 "노력은 고통스럽다. 그런데 원하는 것을 놓치는 고통보다 훨씬 견디기 쉽다. 여러분이 노력의 고통을 믿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더디 자라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냥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을 두려워 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장에 참석한 한 청춘의 고민 상담도 들어주었다. 가수의 꿈을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고민을 가진 방청객에게 이영표는 "우리가 어떤 꿈을 포기하는 데는 그 꿈이 너무 광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그러면 나중에 할 수 없는 일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표의 청춘멘토링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 강의 너무 좋다"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다시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