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무슬림 미군의 아버지인 키즈르 칸이 31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검은 영혼’(Black Soul)이라고 부르며 “동정심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칸은 “트럼프 가족이 그에게 일말의 동정심을 가르쳐주기를 바란다”며 “한 국가를 통솔하는 데 매우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트럼프는 나의 무슬림 가족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제지할 사람”이라며 “트럼프의 정책을 보면 그는 이 나라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의 자질도 문제 삼았다. 칸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라도 도덕심과 공감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트럼프가 이 두 자질을 갖추지 못함을 시사했다.
칸과 트럼프의 논쟁은 지난 28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시작됐다. 칸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정책을 비판했고, 트럼프는 칸의 아내 가잘라 무대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성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전통에 빗댄 무슬림 비하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