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 사죄한 하연수… ‘인성 운운’ 돌팔매질씩이야

입력 2016-08-01 11:42 수정 2016-08-01 11:45
하연수 인스타그램

평소 진중하고 똑 부러진 성격으로 칭찬받은 배우 하연수(본명 유연수·26)가 SNS 댓글로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휩싸였다.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여론은 더 폭주하는 양상이다. 인격모독성 비난까지 빗발치며 과도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에 남긴 댓글이었다. 평소 SNS를 통해 팬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하연수는 본인 사진을 올리는 건 물론 팬들이 달아준 댓글에 종종 답변하기도 한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팬들과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던 중 미묘한 지점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하연수가 업로드한 사진 속 작품에 관심을 가진 네티즌이 “어떤 작품인지 알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하연수는 “방법은 당연히 도록을 구매하시거나 구글링인데, 구글링 하실 용의가 없어 보이셔서 답변드린다”고 답했다.

이 어투가 상대를 비아냥거리는 것 같다는 논란이 번지면서 지난 6월 올린 글까지 덩달아 거론됐다.

하연수가 하프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담은 글을 올렸는데 한 네티즌이 “대중화를 하기에는 가격의 압박이 너무”라는 댓글을 남겼던 거다. 여기에 하연수는 “잘 모르시면 센스있게 검색을 해보신 후 덧글을 써주시는 게 다른 분들에게도 혼선을 주지 않고 이 게시물에 도움을 주시는 방법이라 생각된다”고 대응했다.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너무 큰 오해를 낳고 말았다. 대수롭지 않은 댓글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비춰졌다. “좀 더 상냥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지적까지는 타당했다. 그러나 사태는 점차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일부 네티즌들은 하연수 SNS에 몰려가 각종 비난과 악성댓글을 쏟아냈다. 문제가 된 댓글 말투를 흉내 내어 하연수를 조롱하기도 했다. ‘진지충’이라는 놀림부터 ‘인성·멘탈 수준’을 운운하는 질타까지 빗발쳤다.


하연수는 지난달 31일 진심어린 반성이 담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저의 신중치 못한 답변으로 상처 받으셨을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배우로서 모든 발언에 책임감을 갖고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큰 후회와 책임감을 느낀다. 저의 미성숙한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했다.

그럼에도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여전히 하연수를 대역죄인 취급하는 분위기다. 반면, 이런 도 넘은 상황을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것도 아니고 범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너무 과한 마녀사냥”이라는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연예인에게 유독 가혹한 여론의 잣대가 매섭게 발화한 해프닝으로 보인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SNS로나마 대중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던 노력이, 한 순간 물거품이 돼버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