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가 이례적으로 한국인들로부터 잇따라 기고를 받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비판하는데 활용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민일보는 7월 31일자 국제논단 코너에서 ‘사드 배치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제목으로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글을 기고했다. 이 교수는 글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무시하는 것으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비전략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드가 북한 핵공격 방어용이라지만 중국의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는 용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7월 25일자 국제논단에도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충환씨의 기고를 실었다. 그는 경북 성주군 군민 자격으로 기고했다. 김씨는 “사드 배치에 결연히 반대하며 배치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기고를 두고 최근 한국과 중국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충돌하는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중국 입장을 지나치게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민일보는 일반적 언론사라기보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여서 기고에 신중해야 하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인민일보 역시 한국내 사드 찬반 의견의 균형된 시각을 전달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의 기고만 일방적으로 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