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은 찌는 듯한 무더위로 유명하다. 대구 인근 경북 경산의 인터불고 경산 골프클럽(파73·6736야드)에서 31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카이도 MBC PLUS 여자오픈 마지막 날에는 폭염 속의 혈투가 벌어졌다.
경기가 열린 골프클럽의 최고 기온은 섭씨 36도에 달했다. 많은 선수들이 비 오듯 땀을 흘리며 경기를 치렀다. 더위로 호흡도 가빠져 휴대용 산소기를 들고 다니는 선수도 많았다. 그리고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전투가 달구벌에서 벌어졌다. 결국 최종 승자는 대구 아가씨 조정민(22·문영그룹)이었다.
조정민은 31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1언더파, 최종합계 11언더파 208타로 공동 2위 홍란(30·삼천리)과 정슬기(21·PNS창호)를 단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조정민은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열린 달랏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후 4개월 만에 2승째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조정민은 전날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6타로 중간 합계 10언더파 성적을 거두며 쉽게 우승을 거머쥐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오히려 6번홀과 8번홀, 11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했다. 그 사이 이 날만 각각 4타와 3타를 줄인 홍란과 정슬기에게 선두를 내주고 3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김민선(21·CJ오쇼핑)마저 후반에 세 개의 버디를 낚으며 한 타 차로 선두 경쟁에 가세했다.
무려 4명의 선수가 경기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모르는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이 지역이 고향인 조정민에게 미소를 지었다. 조정민은 13번홀과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 오른데 이어 파4인 17번홀에서 회심의 버디를 낚으며 한 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 네 명 모두 파로 마무리하며 조정민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