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에 도입된 여성배려칸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입간판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성은 약자가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입간판 사진은 지난 30일 온라인에 공개된 이후 삽시간에 각종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부산지하철 1호선 서면역에서 포착된 입간판은 여성배려칸 폐지를 촉구하는 주장으로 가득차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여성배려칸 시행 첫날 한 할아버지가 무심코 승차하려다 직원에게 제지 당한 사건을 예로 들며 진정한 약자는 노인, 장애인, 어린이, 임산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배려칸 운영을 조속히 폐지하고 경로우대사상이나 다시 배워오라"며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게 진짜 페미니즘”이라는 쪽과 “편협한 시각의 공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편으로 나뉘었다.
한 네티즌은 “여성배려칸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이 깔려있다. 성추행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여성배려칸을 오는 9월 21일까지 3개월간 시범운영하고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계속 운영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여성배려칸은 도입 당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의견이 맞섰다. 잠잠하던 논란은 한 시민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입간판으로 인해 재점화 되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