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아파트에 이어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까지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3월 이미 90%를 넘어선 뒤 이달에는 93.9%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보다 인기가 덜한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도 아파트에 이어 올해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 단독·다가구는 올 4월 92.6%, 연립·다세대는 지난달 91.2%로 90%를 넘어섰다. 낙찰가율이 90%를 넘어섰다는 것은 경매에서 감정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낙찰받는데 그친다는 의미다.
아파트를 제외한 주거시설에서도 감정가보다 더 비싼 금액에 매각되는 물건(낙찰가율 100%초과)이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낙찰가율 100% 초과’하는 아파트 외 주거시설은 지난 2014년 7월 37건에 그쳤지만 2년이 지난 올해 7월에는 106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감정가의 2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다세대주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있는 6층 규모의 다세대주택 중 5층 물건이 경매에서 감정가의 2배가 넘는 가격(낙찰가율 214%)인 1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성동구 도선동에 있는 다세대주택도 감정가(7100만원)의 2배에 가까운 1억3000만원에 팔렸다.
그동안 경매로 집을 산다는 것은 발품을 팔고 정보를 모아 고생스럽지만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었다. 그동안 분양을 받거나 매매로 주택을 매입하기에 자본여력이 충분치 않은 이들의 내집 마련 방법으로 각광받았지만 당분간 이도 쉽지 않게 됐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경매시장에 주거시설 수요가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일부 지역에서 역전세난 등 전셋값이 소폭 하락하곤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오르자 높은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매매로 다수 돌아섰다. 이들 중 일부는 경매로도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경매매물이 줄어든 것도 낙찰가율 상승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에는 이자 부담이 줄어 채무자들이 집을 경매에 내놓기보다 빚을 갚는 편을 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 90% 넘어서
입력 2016-07-31 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