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방광 배 밖에 달고나온 아기…랩으로 싼 이유는?

입력 2016-07-31 00:10 수정 2016-07-31 00:10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 캡처

내장과 방광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아기가 태어났다. 의사들은 치명적인 감염을 막기 위해 ‘배 밖의 장기들’을 식품 랩으로 즉시 싼 뒤 다시 배 안으로 넣는 수술을 진행해 아기의 생명을 구했다. 
 4개월이 지난 현재 아기는 건강을 회복해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갔다. 아기와 의료진에게 “놀랍고 경이롭다”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같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29일 영국데일리메일은 지난 3월 아일랜드 워터포드에서 태어난 잭 허니(생후 4개월)와 가족의 사연을 소개했다. 잭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위벽 열구’(위벽 파열·gastroschisis)라는 선천성 결함이 발견돼 부모의 애를 끓였다.
 엄마(38)는 “임신 20주에 초음파 영상에서 ‘위벽 열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너무 놀랐고 아기가 살 수 있을지, 어찌 될지 알지 못해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초음파 영상에서 아기 배 위에 검은 공 같은 게 떠 다니는 것이 발견됐다. 의사는 소장과 대장, 방광이라고 했다.
 잭은 장기 중 2개(소·대장과 방광)를 배 밖에 갖고 태어났다. 임신 37주째였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 캡처

 의료진은 잭의 장기에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식품용 랩으로 2번씩 쌌다. 그리고 집중치료실로 옮겼다. 이어 튀어나온 장기들을 배 안에 다시 집어넣는 수술을 여러차례 진행했다. 
 첫 수술에서 의료진은 장기의 3분의 2를 다시 배 안으로 넣었다. 배 위에 매달려 있던 나머지 장기들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원래 위치로 다 들어갔다.
 엄마는 “수술 흉터도 작은 배꼽안으로 넣어졌다. 아기를 다시 못 볼까봐 걱정됐는데, 수술은 성공해 안도했다. 잭은 놀라울 정도로 잘 회복됐다. 의료진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위벽 열구가 왜 생기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진 않다. 20세 이하 젊은 엄마들에게서 위벽 열구를 갖고 태어나는 아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태아가 6주 정도 됐을 때 생긴다.
 영국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병원’에 따르면 아기가 자궁에 있을때 위가 완전히 발달하지 못할시 생긴다. 임신 초기에 장은 탯줄 안으로 발달한다. 몇주 뒤 그것은 태아의 위안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복벽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으면 장기들이 몸 밖에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매년 신생아 3000명 당 1명 꼴로 발생한다. 아기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나자 마자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첫 단계는 의사가 노출된 장들을 식품용 랩으로 싸는 것이다. 체액과 체열이 빠져나가는 걸 줄이기 위해서다.
 아기가 안정을 찾으면 장들을 다시 배 안으로 넣는 수술을 한다. 일부는 뱃속으로 들어간 장기들이 회복해 제기능을 한다. 반면 일부의 경우 장들이 수술 과정에서 많은 손상을 입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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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