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들이 학교 측의 직장인 대상 단과대 설립 계획에 반발해 지난 28일부터 3일째 대학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화여대 측의 요청으로 이날 낮 12시쯤 본관으로 들어가 농성 중인 학생들을 밖으로 끌어냈고, 건물 안에 있던 교수 3명과 교직원 1명 등 4명을 데리고 나왔다.
이들은 28일 오후 2시 대학본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 참석했다가 점거농성을 벌인 학생들에 의해 건물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이날 회의에선 ‘평생 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의 하나로 ’미래라이프대학' 신설 관련 학칙개정안이 심의될 예정이었다.
이들은 119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간단한 검사와 함께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을 지키던 경찰들도 본관에 갇혀 있던 관계자들을 데리고 나온 후 모두 철수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몸싸움이 있었지만 큰 부상자는 없이 마무리됐다.
경찰 관계자는 “농성 중에 있었던 감금 부분에 대해 분석하고 신변 인적 사항 등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본관이 처음 점거됐을 당시 감금됐던 관계자들 가운데 대학평의원인 총동창회장, 여교수 1명, 여교직원 1명 등 3명은 건강 악화로 119 구급대를 통해 각각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학생들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학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에 참가한 학생들은 회의에 참석한 평의원 교수와 교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고, 초대 총장 김활란 동상에 페인트를 칠하고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선정돼 뉴미디어산업전공과 웰니스산업전공 등의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 저하뿐 아니라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재직자 혹은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을 대상으로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사업이다.
총학생회 측은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단 한 차례도 수렴하지 않았고 학교가 돈벌이를 위해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며 최경희 총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대학당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적인 의견수렴 과정이란 문제의 본질을 넘어서 변질된 집단행동으로 판단한다”며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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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이화여대 학생들 3일째 점거농성…교수 3명 사흘만에 '탈출'
입력 2016-07-30 16:24 수정 2016-07-31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