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北비판 기사 해외 언론사서 잇딴 난동

입력 2016-07-29 09:07

북한의 각종 불법행위를 보도하고 비판했던 현지 언론사를 북한측 고위 간부가 직접 찾아가 협박하고 난동을 피웠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9일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마베릭(Daily Maverick)은 지난 12일 아프리카 남부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뿔소 뿔 밀수에 남아공 주재 북한 외교관이 연관돼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자 김창렵 대사가 이에 불만을 품고 이 회사에 협박성 항의 편지를 보냈고 편지내용 전문을 지면에 실었다고 RFA는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7일에는 탄자니아 내 북한병원의 불법운영실태를 보도한 탄자니아 일간지 시티즌(The Citizen) 사무실에 북한의사 길영혁 등 4명이 들이닥쳐, 하루 전에 보도된 기사 내용 가운데 자신들의 병원을 ‘깡패병원(rogue clinic)’이라고 묘사한 것을 문제 삼으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소란을 피웠다고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RFA에 전했다.

이와 함께 5월 2일 민주 콩고에서는 적도 기니 내에 북한 수용소가 있다는 기사를 보도한 일간지 르포텅시엘(Le Potential) 사무실에 민주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조영남 참사와 최명훈 서기관이 방문해 기사출처를 대라며 난동을 벌였고, 6월 15일에는 아프리카 내 북한병원의 불법실태를 폭로한 민주 콩고의 일간지 롭세르바퇴르(L’Observateur)에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몰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런가 하면 현지 언론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당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체제 홍보를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번번히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18일에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김현일 북한 대사가 앙골라의 유력 통신사인 ANGOP를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체제를 홍보할 수 있도록 취재 및 보도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