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43)은 매주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탄탄한 원작에 유려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곁들여진 tvN ‘굿 와이프’는 전도연의 존재감에서 비소로 완성된다.
28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진행된 ‘굿 와이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전도연은 “지난 5월부터 촬영을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서 긴장과 부담이 많이 됐고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 만들어진 완성본을 선보이는 영화와 달리 회를 거듭하며 촬영을 이어가야 하는 드라마 가 초반에는 괜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단다. 체력적인 어려움을 느낀 탓이다.
전도연은 “첫 방송을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다 같이 모여서 봤는데 다 찍은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며 “근데 작업을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막상 부담이 됐다). 내가 장기적으로 뭘 하기에는 체력적으로 약한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시청자) 반응이 좋지만 이걸 16부까지 잘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돼요. 어떻게 봐주실 지에 대한 부담도 있고요. 16부까지 제 호흡을 잘 가지고 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동명의 인기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굿 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유지태)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전직 변호사였던 아내(전도연)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다시 일에 복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이다.
전도연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4%에서 시작해 점차 상승세를 타더니 3주 만에 5%를 훌쩍 넘어섰다.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호평이 줄을 잇는 상황. 특히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이원근, 나나 등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원근은 “대선배들과 연기한다는 게 영광이면서도 두려운 게 사실”이라며 “최대한 역할에 집중하려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나는 “활동하면서 이렇게 좋은 댓글이 많이 달린 게 처음”이라면서 “행복한데 얼떨떨하기도 하다. 더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 중 로펌 대표 서중원 역을 맡은 윤계상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에 대해 “(원작 속) 나이스하고 현실적인 미국식 젠틀함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입체적인 캐리거로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혜경의 남편 이태준을 연기하는 유지태는 “굿 와이프에서 너무 좋은 스태프·배우들을 만나 신선함과 기쁨을 느끼고 있다”며 “‘이야, 이렇게도 연기하는구나. 이렇게 진심을 담으려고 하는 구나’ 매번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효 PD는 작품에 대한 호평을 배우들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제가 특별히 한 건 별로 없다. 이 배우들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배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후반부 관전 포인트를 꼽아 달라는 말에는 심히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주 엔딩을 보신 분들은 궁금해 하시겠죠. 그 기대를 배반할 수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라는 하나마나한 대답을 내놨다.
“어우, 뭐에요”라며 웃음 짓던 전도연은 “저도 어떤 드라마가 될지 궁금하다. 더욱 흥미진진하고 기대가 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얘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