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손예진, 또 한번의 인생연기… 그저 눈물만

입력 2016-07-27 18:18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역시 손예진(본명 손언진·34)은 늘 놀라움을 주는 배우다. 영화 ‘비밀은 없다’가 남긴 얼얼함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 한 번의 충격이다. 영화 ‘덕혜옹주’에서 펼친 그의 인생연기. 이건 직접 느껴봐야 알 것 같다.

2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덕혜옹주’는 가슴 먹먹함과 얼얼함을 동시에 안겼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의 비극적인 생애가 구슬프게 그려졌다. 덕혜옹주를 연기한 손예진마저 생전 처음 본인 작품을 보고 펑펑 울었다니 말 다했다.

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손예진은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너무 많이 울어서 수정 메이크업을 하느라 준비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제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는데, 지금 무슨 정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는 만 13세의 나이에 일본으로 강제 망명돼 평생을 산 덕혜옹주가 다시 고국 땅을 다시 밟기까지의 과정을 찬찬히 그려냈다. 극적인 구성을 위해 약간의 픽션을 가미했으나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은 역사 그대로다.

손예진은 “덕혜옹주와 그를 끝까지 고국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영화”라며 “실제 사진이나 다큐멘터리를 참고해 ‘실제 덕혜옹주는 어떤 감정으로 이 상황을 견뎠을까’ 상상하며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극을 이끌어가는 손예진의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작품은 힘을 얻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들 중심에 모두 손예진이 있었다. 특히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 자신을 돕던 독립운동가 김장한(박해일)과 헤어지며 오열하는 바닷가신,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을 기다려준 사람들과 재회한 공항신이 남긴 여운이 짙다. 노역까지 훌륭했다.

손예진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덕혜옹주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면서 “나라를 빼앗긴 한 여인이 이토록 비극적인 삶을 살다갔다는 걸 다 같이 한 번쯤 기억하고 아파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