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지하에 300석 규모의 소극장이 2017년 8월 문을 연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은 공연장 뒤편 예술의정원 지하 1층~지하 3층 공간에 조성하는 블랙박스 극장이 지난 6월 설계 공모를 통해 최근 당선작을 선정하고 오는 10월부터 공사에 착공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사비로는 76억원이 투입된다.
블랙박스 극장은 네모난 상자처럼 내부가 비어 있어 객석과 무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을 의미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이승엽 사장 취임 이후 국내에서 일반적인 소극장 연극이나 실험적인 공연에 적합한 블랙박스형 소극장 건립을 추진해 왔다.
세종문화회관은 블래박스 극장이 지하철역과 가까운 만큼 ‘박스 인 박스(box in box)’ 공법을 도입해 지하철 소음과 진동을 최대한 차단할 계획이다. ‘박스 인 박스’는 공간 내부의 바닥을 살짝 띄운 후 그 안에 공연장을 만들어 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공법으로 LG아트센터, 성남아트센터, 롯데콘서트홀 등이 채택하고 있다. 블랙박스 극장은 또 지하에 위치하고 있지만 로비 앞 공간까지 땅을 파내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선큰(sunken)’ 방식을 설계에 도입했다. 또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의 연결 통로도 마련해 관객 편의를 도모했다.
공사가 완료되면 세종문화회관은 기존의 대극장과 M씨어터, 체임버홀에 블랙박스 극장까지 추가돼 총 4개의 공연장을 보유하게 된다. 이로써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기 어려웠던 소규모 공연, 실험극 등 더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이승엽 사장은 “2018년은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한지 40년이 되는 해다. 40년 동안 세종문화회관은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변화했다. 변화한 역할과 시대에 맞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전체 공간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할 시점에서 블랙박스 극장 공사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