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매출 5조8551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2.7%, 90.9% 줄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2% 줄었고, 영업이익은 12% 늘어났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17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에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이 높았지만 예상외로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일각에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1분기보다 흑자폭이 오히려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공정을 개선해 사업 전 분야에 걸쳐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 것을 흑자 달성 비결로 꼽았다. RGBW 기반 엠플러스(M+) 기술을 앞세워 40인치 이상 초고해상도(UHD) TV 시장을 선도하면서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기술을 적용한 60인치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TV 패널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모바일은 애플 비중이 줄었지만 중국향 물량이 늘고 IPS 인터치 기술을 적용한 패널 출하량이 증가해 매출 비중이 전분기보다 4%p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 대형, UHD, IPS인터치 등 프리미엄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산시설에 좀더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경기 파주 사업장(공장) 내 P9 공장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1500×1850㎜) 플라스틱 OLED(P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1조99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자기자본(12조7000억원)의 15.7%에 해당하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LCD와 대형 OLED를 생산하는 P9 공장에 중소형 OLED를 생산하는 라인을 추가로 구축하게 된다.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소형 스마트기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LCD 패널에 이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힌다. 연간 2억대의 스마트폰을 파는 애플이 아이폰 디스플레이로 OLED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기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97.7%에 달했다. 2위인 LG디스플레이는 0.9%, 3위인 대만의 AUO는 0.7%에 그쳤다. TV용 대형 OLED는 일찌감치 투자에 나섰지만 중소형 OLED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뒤처졌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