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축구 승부조작 파문 브로커 5년 만에 재판에

입력 2016-07-27 10:48 수정 2016-07-27 10:55
2010년 6월 2일 광주상무와 성남일화와의 경기. 이듬해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승부조작 파문’의 시작이었다. 당시 광주상무 소속이던 최모씨는 선배 김모씨로부터 승부 조작 의뢰를 받았다. 경기에 지면 2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도 따랐다. 최씨는 같은 팀 소속 선수들과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그러나 그 경기는 0대 0으로 비겼다.
 이들의 승부조작 뒤에는 브로커 정모(39)씨가 있었다. 정씨는 2009~2010년 초 사이 중국 국적의 왕모씨와 현모씨로부터 승부조작 해 줄 수 있는 프로축구 선수를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정씨는 지인 이모(구소기소)씨로부터 “승부조작 경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현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김씨를 통해 광주상무 선수들을 포섭했다.
 정씨는 약속된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최씨를 협박했다.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기도 하고 머물던 숙소를 찾아가 “잃은 돈을 복구하려면 다음 경기는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자살골이라도 넣어라” 등의 말로 다음 경기 승부조작을 강요했다. 결국 이들은 최씨 등으로부터 다음 경기인 6월 6일 울산현대와의 경기 승부조작을 약속 받았고 광주상무는 그 경기에서 0대 2로 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는 국민체육진흥법위반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협박) 혐의로 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씨는 사건 당시 중국으로 도주했으나 지난해 말 불법체류로 강제 추방 돼 들어오면서 5년여 만에 덜미가 잡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